“내 아이는 오래 사랑 받을 사람 '장애인(長愛人)'입니다" 모든 일을 계획대로 이뤄내고야 마는 정치부 기자 상연.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 뉴스를 보며 남편 진명과 함께 기도를 드린 후 기적처럼 쌍둥이 남매 지수와 지우를 낳는다. 하지만, 남들보다 느리고 더딘 지우가 발달장애 2급 판정을 받으면서 ‘장애아 엄마’가 된 상연은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삶을 맞닥뜨린다. 장애아를 키우고 있는 선배를 찾아가 “네 잘못이 아니다”라는 말을 듣고 용기를 얻지만, 여전히 자기와 아이 둘뿐인 ‘장애라는 섬’에 갇혀 있는 것만 같다. 언제부턴가 아이에게 “너 때문에 인생이 저당 잡혔다"는 원망 섞인 한탄을 내뱉고, 아파 누어있는 모습을 보며 “깨어나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하는 자신의 모습에 크게 실망한 상연. 비록 짊어진 삶의 짐은 무겁지만 세상의 차가운 시선에 숨죽여 울고 있는 대신, 차별에 맞서는 전사가 되겠다고 마음 먹으며 더 이상 아이의 장애를 치료의 대상이 아닌 삶의 조건으로 받아들인다. 비로소 8살이 된 지우가 처음 “엄마”라고 부르고 10살이 되어 스스로 양치를 할 때, 그 평범한 일상이 주는 소중한 행복을 찾아간다. 자폐아를 낳아 절망하는 ‘그녀들에게’, 더 나아가 세상의 모든 사람들에게 상연은 자신 있게 이야기한다. “내 아이는 ‘장애인(長愛人)’, 오래 사랑 받을 아이입니다”.